앤스로픽(Anthropic), 삼성 파운드리와 커스텀 AI 칩 논의 — 탈(脫)엔비디아 대열에 합류
클로드(Claude) AI를 만든 앤스로픽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자체 AI 칩 제조를 논의 중입니다. 빅테크의 탈엔비디아 움직임 속에서 삼성 파운드리가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분석합니다.
앤스로픽, 삼성 파운드리에 AI 칩 제조를 맡기려 한다
클로드(Claude) 시리즈로 유명한 AI 기업 앤스로픽(Anthropic)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 커스텀 AI 칩 제조를 놓고 협의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. 구글, 아마존, 메타에 이어 앤스로픽까지 자체 칩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건데요, 이 움직임이 왜 중요한지 하나씩 뜯어보겠습니다.
무슨 일이 있었나
복수의 해외 매체(더인포메이션, 코리아헤럴드, 조선일보 등)에 따르면, 앤스로픽은 삼성전자의 2nm(나노미터) GAA 공정을 활용해 자체 AI 가속기(ASIC) 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.
여기서 눈에 띄는 건 인물 영입입니다. 2026년 6월 7일, 앤스로픽은 오픈AI(OpenAI) 커스텀 칩 프로그램의 초기 하드웨어 엔지니어였던 클라이브 챈(Clive Chan) 을 정식 채용했습니다. 그가 합류했다는 건 '그냥 알아보는 단계'를 넘어서 본격적으로 칩 설계를 밀어보겠다는 신호로 읽힙니다.

다만 아직 매우 초기 단계(very early stage) 라는 점은 분명합니다. 칩의 정확한 용도(훈련용인지 추론용인지)도 미정이고, 프로젝트 자체가 폐기될 가능성도 보도에서 언급되었습니다.
왜 하필 삼성인가
이 부분이 이번 뉴스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입니다. AI 칩 제조하면 보통 TSMC를 떠올리는데, 앤스로픽이 삼성과 먼저 얘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.
GAA(Gate-All-Around)
트랜지스터 게이트가 채널을 사방에서 감싸는 구조. 삼성이 업계 최초로 3nm에 적용했고, 2nm에서도 이 기술을 쓴다. 전력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공정이다.
첫째, TSMC 라인이 꽉 찼습니다. 엔비디아(NVIDIA)와 애플(Apple)이 TSMC의 첨단 패키징(CoWoS) 라인을 거의 독점하고 있어서, 신규 고객이 끼어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.
둘째, 삼성만의 원스톱 패키지가 있습니다. 삼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로직 파운드리 + HBM 메모리 + 어드밴스드 패키징을 모두 자체 보유한 기업입니다. 프로세서와 HBM을 근접 배치해서 데이터 전송 병목을 줄이는 커스텀 솔루션을 한 지붕 아래서 만들 수 있다는 뜻이에요.
셋째, 돈으로 이미 엮여 있습니다. 2026년 5월 앤스로픽의 시리즈 H 펀딩($650억, 기업가치 약 1경 원)에 삼성이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했습니다. SK하이닉스, 마이크론과 함께요. 이 중 로직 파운드리를 갖고 있는 건 삼성뿐이니, 자연스럽게 칩 제조 파트너 후보 1순위가 된 거죠.
빅테크 커스텀 칩 전쟁 — 누가 뭘 만들고 있나
앤스로픽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. 이미 빅테크 전체가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줄이려는 흐름에 탑승했습니다.
ASIC(Application-Specific Integrated Circuit)
특정 작업에 최적화된 맞춤형 반도체. 범용 GPU보다 전력 효율이 높고 비용이 낮지만, 설계에 수년이 걸리고 유연성이 떨어진다.
| 기업 | 칩 이름 | 핵심 전략 |
|---|---|---|
| 구글(Google) | TPU Ironwood | 10만+ 칩 대규모 배치, 제미나이(Gemini) 전용 |
| 아마존(Amazon) | Trainium / Inferentia | 반도체 사업 연 $200억+ 매출 목표 |
| 마이크로소프트(Microsoft) | Maia 200 시리즈 | Azure + Copilot 내부 최적화 |
| 메타(Meta) | MTIA 300~500 시리즈 | 추천·생성AI 추론 대량 배치 |
| 오픈AI(OpenAI) | Jalapeno | 브로드컴(Broadcom) 공동 개발 추론 칩 |
| 앤스로픽(Anthropic) | 미정 | 삼성 2nm GAA 공정 협의 중 |

특히 추론(inference) 쪽에서는 커스텀 ASIC이 범용 GPU 대비 30~40% 비용 절감 효과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. 클로드 같은 대형 언어모델을 매일 수백만 명이 쓰는 상황에서, 추론 비용을 깎는 건 곧 수익성 개선에 직결되니까요.
삼성 파운드리의 현재 위치
삼성 파운드리가 이 기회를 제대로 잡으려면, 기술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어야겠죠. 현재 로드맵을 보면 이렇습니다.
| 공정 | 세대 | 상태 |
|---|---|---|
| SF2 (2nm 1세대) | GAA 1세대 | 2025~2026 양산 중 |
| SF2P (2nm 2세대) | 저전력 최적화 | 2026년 하반기 양산 예정 |
| SF2X | AI/HPC 특화 | 개발 중 |
| SF1.4 (1.4nm) | 차세대 | 2029년 양산 목표 |
여기에 삼성의 X-Cube 2.5D/3D 패키징 기술과 HBM4 메모리 리더십까지 더하면, "파운드리 + 메모리 + 패키징" 수직통합이라는 카드를 들고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습니다. 이미 테슬라(Tesla)의 AI 칩을 생산하고 있고, 메타 MTIA 물량도 가져왔다는 보도가 있으니 레퍼런스도 쌓이는 중입니다.
내 생각
솔직히 이번 뉴스의 핵심은 앤스로픽이 아니라 삼성 파운드리의 기회라고 봅니다.
TSMC한테 밀려서 고전하던 삼성 파운드리 입장에서는, AI 칩이라는 새로운 시장에서 "우리만 할 수 있는 것(로직+메모리+패키징 원스톱)"을 내세울 절호의 타이밍이에요. 앤스로픽 같은 AI 기업에게 TSMC 대기줄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삼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거죠.
한 가지 경계할 건, 아직 정말 초기라는 점입니다. 칩 하나 만드는 데 보통 2~3년은 걸리고, 중간에 프로젝트가 엎어질 수도 있습니다. 그래도 클라이브 챈이라는 실제 칩 설계 경력자를 데려온 건 꽤 진지하다는 신호로 보여요.
삼성전자 주주 입장에서는 파운드리 사업부 턴어라운드의 첫 번째 의미 있는 시그널이 될 수 있으니, 후속 보도를 계속 지켜보겠습니다.
참고 자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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